인공지능시대2 [연재: 기술의 온기 ②] 이브의 시간 – 링이 꺼진 자리, 편견 너머에서 피어나는 데이터의 온기 1. 링이 꺼진 자리, 편견 너머의 투명한 소통지난 연재에서 다룬 영화 가 육체를 잃어버린 인간들이 기계인형의 비명을 통해 자신의 '고스트'를 확인하려 했던 잔혹한 몸부림을 그렸다면, 이번에 살펴볼 은 그 비명 뒤에 숨겨진 '사소한 교감'의 가능성을 탐색하고자 합니다. 의 배경이 된 2026년의 전뇌화 사회가 실존의 경계에서 허우적거리는 절망을 보여주었다면, 은 안드로이드가 '가전제품'으로 전락한 일상적인 근미래를 비추며 우리에게 익숙한 풍경 속의 낯선 질문을 던집니다. 저는 이 작품을 처음 마주했을 때 거대한 SF적 서사나 반전을 기대했지만, 정작 뇌리에 가장 깊게 남은 것은 카페 안에 흐르던 어색할 정도로 조용한 공기와 사람들이 평소보다 천천히 말을 고르던 그 나른한 장면이었습니다. 누가 인간이고 누.. 2026. 5. 6. [연재: 기술의 온기 ①] 이노센스 - 고스트, 비명, 그리고 체온의 경계에서 하루 종일 스마트폰 화면 속에서 수십 개의 메시지를 주고받았음에도, 문득 형언하기 어려운 공허함이 스며드는 순간이 있습니다. 분명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었는데, 정작 아무와도 접촉하지 않은 것 같은 이 기묘한 감각은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일까요. 2023년 기준 국내 1인 가구 비율은 35.5%에 달하며,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촘촘하게 이어진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. 그러나 이 연결은 과연 ‘관계’일까요, 아니면 단지 데이터의 흐름에 불과한 것일까요. 이 질문은 자연스럽게 20년 전, 오시이 마모루 감독이 내놓은 영화 이노센스로 이어집니다. 인공지능과 데이터가 실존의 경계를 잠식해 가는 2026년 현재, 이 작품은 더 이상 미래를 상상하는 이야기라기보다, 이미 시작된 세계를 비추는 거울에 가깝습니다. 기술이.. 2026. 5. 3. 이전 1 다음