먹는다는것1 [연재: 상실의 궤도 ⑤] 남극의 셰프 — 고립의 끝에서 마주한 사소한 실존, 그리고 매일의 마침표를 향해 1. 어느 혼자였던 식탁과 ‘비대한 영생’ 너머의 허기라면 한 그릇이 인간의 삶을 지탱하는 "최후의 보루"가 될 수 있을까요? 처음 이 질문을 마주했을 때, 누군가는 그저 영화적 과장이라 치부할지도 모릅니다. 하지만 저는 혼자 지내던 시절, 끼니를 대충 때우며 하루를 소모하던 제 자신의 모습을 떠올려 봅니다. 어느 날, 문득 귀찮음을 무릅쓰고 정성껏 밥을 짓고 국을 끓여 제대로 된 한 상을 차려 먹었을 때 느꼈던 그 조용한 정돈됨의 감각을 기억합니다. 그것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행위를 넘어, 흩어져 있던 자아를 다시 불러 모으는 일종의 의식이었습니다. 지난 4편에서 다루었던 영화 의 세계는 이와 대조적인 욕망의 끝을 보여주었습니다. 그곳의 주인공 엘레나는 주름 없는 피부와 영속적인 육체라는, 시스템이 정.. 2026. 5. 1. 이전 1 다음